군복 옆에 남은 네 편물: 뉴질랜드 포병 허버트 골더의 양말·발라클라바·장갑

군복을 먼저 보면 단추와 계급, 부대 표장이 눈에 들어온다. 그런데 그 옆에 함께 전해진 양말과 장갑을 펼치면 다른 질문이 생긴다. 군인의 옷은 제식 재킷 한 벌만으로 완성되었을까? 오클랜드 전쟁기념박물관은 제1차 세계대전의 뉴질랜드 야전포병 Herbert W Golder와 연관된 발 없는 스타킹, 양말, 발라클라바, 오른손 장갑을 각각의 소장품으로 기록한다. 네 점 모두 재료 항목에 ‘hand knit wool’이 적혀 있다. 같은 묶음의 군복 재킷은 양모 서지 능직물로 기록된다. 이 다섯 카드를 나란히 읽으면 제식 의복과 손뜨개 보온품의 차이가 보이지만, 물건의 제작자와 골더가 실제 어디에서 어느 것을 입었는지는 여전히 알 수 없다. 이 글은 바로 그 확인 가능한 경계에서 출발한다. ① 스타킹 · ② 양말 · ③ 발라클라바 · ④ 장갑 · ⑤ 군복

발을 덮지 않는 긴 스타킹은 무엇을 붙잡는가

2020.63.7은 한 쌍의 발 없는 스타킹, 또는 레그워머다. 박물관 설명은 아래쪽의 발바닥 고리가 옷이 다리를 타고 올라가지 않게 한다고 말한다. 사진에서도 양모로 짠 긴 원통 아래로 별도의 끈이 내려오는 것을 볼 수 있다. 편물 몸체와 면 끈은 서로 다른 재료이므로 전부를 ‘양모 양말’이라고 부르면 구조가 지워진다. 박물관의 측정값은 첫 점의 몸체 길이 545mm, 끈을 포함한 길이 635mm, 가장 넓은 곳 105mm이고, 다른 점은 각각 550mm, 655mm, 110mm다. 이 숫자는 한 쌍도 완전히 같은 치수로 기록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다만 그 차이의 원인이 손뜨개의 편차인지, 착용이나 보존 중 변형인지는 기록만으로 정할 수 없다. 독자가 긴 양말 도안을 볼 때에는 발끝이 닫혀 있는지보다 먼저 옷을 신발 속에 고정하는 장치가 있는지 살펴볼 만하다. ① 박물관 카드

발아래 면 끈이 보이는 발 없는 스타킹 한 쌍
발 없는 스타킹 한 쌍과 발아래 면 끈. Auckland Museum Tāmaki Paenga Hira 소장 2020.63.7 · 사진 제공: Auckland Museum · CC BY 4.0 · 소장품 원 카드 · 사진 파일 928960_001.jpg.

세 줄의 색과 두 발의 기록

2020.63.8은 발끝까지 닫힌 양말 한 쌍이다. 박물관은 리브 부분 둘레의 세 줄무늬를 특징으로 적는다. 실제 사진에서는 수직으로 이어지는 갈색 리브 위에 보라색 가로 줄이 보인다. 이 줄을 어느 단체의 표식이나 군 계급장으로 읽을 근거는 카드에 없다. 두 양말의 길이와 너비가 따로 기재되어 있으므로 ‘한 켤레’라는 단위 안에도 서로 다른 물리적 개체가 들어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카드의 한 측정은 윗단에서 발끝까지 480mm, 발끝에서 뒤꿈치까지 265mm라고 적지만, 뒤이어 다른 양말의 값도 나열한다. 측정 항목의 일부는 원문에 모호한 표기가 있어 이를 정교한 게이지나 현대 신발 치수로 바꾸지 않는다. 사진의 색 줄과 닫힌 발끝, 박물관의 ‘hand knit wool’ 기재까지만 확실한 관찰로 삼는다. ② 박물관 카드

윗단의 색 줄무늬가 보이는 양말 한 쌍
색 줄무늬가 있는 양말 한 쌍. Auckland Museum Tāmaki Paenga Hira 소장 2020.63.8 · 사진 제공: Auckland Museum · CC BY 4.0 · 소장품 원 카드 · 사진 파일 928964_001.jpg.

머리와 손: 이름은 있지만 도안은 없다

2020.63.9 발라클라바는 박물관이 길이 380mm와 너비 135mm로 기록한 손뜨개 양모 물건이다. 접힌 상태의 사진은 길게 이어진 리브 표면과 개구부를 보여준다. 그러나 박물관 카드에는 코 수, 바늘 굵기, 게이지, 뜨기 시작한 방향이 없다. 사진에서 한 줄 한 줄을 셀 수 있다고 해서 제작 과정을 복원했다고 말할 수는 없다. 이 물건이 보온을 위해 머리와 얼굴을 덮는 유형이라는 명칭은 유효하지만, 골더가 어느 전선에서 그것을 썼는지는 별개의 질문이다. ③ 박물관 카드

접힌 손뜨개 발라클라바
접힌 발라클라바. Auckland Museum Tāmaki Paenga Hira 소장 2020.63.9 · 사진 제공: Auckland Museum · CC BY 4.0 · 소장품 원 카드 · 사진 파일 928965_001.jpg.

2020.63.10은 더 조심스럽게 읽어야 한다. 박물관은 ‘오른손 장갑 한 점’이라고 명시한다. 사진에 손가락이 모두 보인다고 해도 왼손 장갑이 함께 전해졌다고 쓸 수 없다. 손목에서 가장 긴 손가락 끝까지 275mm, 가장 넓은 부분 122mm라는 치수는 남아 있는 바로 그 한 점의 크기다. 장갑 손목의 리브와 손등의 짜임은 서로 다른 구역으로 보이지만, 카드가 정확한 코 구조나 제작자의 이름을 적지 않으므로 특정 기법 이름을 덧붙이지 않는다. ‘한 켤레’라고 자동 보충하는 습관을 멈추는 순간 기록의 빈칸도 보인다. ④ 박물관 카드

오른손 손뜨개 장갑 한 점
오른손 장갑 한 점. 짝 장갑의 존재는 확인되지 않는다. Auckland Museum Tāmaki Paenga Hira 소장 2020.63.10 · 사진 제공: Auckland Museum · CC BY 4.0 · 소장품 원 카드 · 사진 파일 928967_001.jpg.

같은 사람과 연결된 재킷은 왜 편물이 아닌가

비교 자료인 2020.63.1은 골더와 연관된 영국군 일반병의 복무 재킷이다. 박물관은 그 바탕을 서지와 능직으로 분류하고, 뉴질랜드 야전포병의 옷깃 표장과 어깨 표기를 설명한다. 속의 제조 라벨에는 1917년과 Glasgow의 Fraser, Ross & Co.가 적혀 있다. 재킷의 제작 표기는 어느 뜨개 물건의 제작자를 알려주지 않는다. 이 재킷까지 ‘골더의 손뜨개 다섯 점’에 넣으면 직물과 편물을 혼동하게 된다. 한 인물과 연관된 의복 묶음 안에서도 재료와 생산 경로가 각각 다를 수 있다는 것이 이 비교의 핵심이다. ⑤ 박물관 카드

능직 서지 군복 재킷, 편물이 아닌 비교 자료
능직 서지 군복 재킷. 편물이 아닌 비교 자료. Auckland Museum Tāmaki Paenga Hira 소장 2020.63.1 · 사진 제공: Auckland Museum · CC BY 4.0 · 소장품 원 카드 · 사진 파일 928754_001.jpg.

전시품과 전시품 사이의 전쟁사

뉴질랜드 문화유산부의 ⑥ ‘Knitting for Empire’는 1915년 발행된 Lady Liverpool의 뜨개 책에 양말, 발라클라바, 장갑 도안이 실렸다고 설명한다. ⑦ 전시 노력에 관한 공식 해설은 자원봉사자들이 군인을 위해 양말을 짜고 꾸러미를 보냈던 더 넓은 활동을 다룬다. 두 자료는 왜 이런 종류의 물건이 전쟁기의 중요한 일상 물자였는지 알려준다. 하지만 문화유산부 해설의 일반적인 공급 이야기와 골더의 네 소장품 사이에 직접적인 주문서나 제작자 기록이 연결된 것은 아니다. ‘여성 자원봉사자가 만들었을 것이다’라는 개연성을 특정 물건의 출처로 바꾸지 않는다. 박물관의 공통 크레딧은 Alan Golder의 기증을 기록하지만, 그것도 제작자 표시는 아니다.

네 편물을 나란히 놓으면 다리에서 발까지, 머리, 손으로 보온이 분산되어 있다는 관찰은 가능하다. 그러나 네 점이 한날 한곳에서 한 사람이 완성한 세트라는 결론은 불가능하다. 다음에 역사적 뜨개를 볼 때는 먼저 물건별 등록번호를 세고, 재료와 구조를 각각 적고, 착용자·제작자·기증자를 다른 칸에 넣어보자. 기록이 채우지 못한 칸을 그대로 남기는 일이야말로 손뜨개를 장식적인 전쟁 이미지가 아니라 실제 사료로 읽는 방법이다.

원문 자료: ① 스타킹 · ② 양말 · ③ 발라클라바 · ④ 장갑 · ⑤ 군복 · ⑥ 뉴질랜드 문화유산부 자료 · ⑦ 공식 해설. 사진은 오클랜드 박물관의 실사진 5장, AI 이미지는 0장. 뉴질랜드 문화유산부 페이지의 별도 도판은 복제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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