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끝은 남기고 손등은 덮다: 네덜란드 박물관의 면 편물 미트 다섯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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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을 덮는 천에서 어느 부분을 열어 둘까. 손가락 끝을 모두 드러내는 장갑도 있고, 엄지만 따로 내는 미트도 있다. 엄지 자리 자체가 없는 미트는 손등으로 떨어지는 끝 모양이 더 눈에 띈다. 암스테르담 Rijksmuseum의 면 편물 다섯 기록을 나란히 놓으면 ‘옛 장갑’이라는 한 이름 아래 다른 설계가 보인다. 이 다섯 건은 1750년 무렵부터 1825년 무렵까지로 분류되지만 제작자가 모두 익명이고, 제작지도 Zaanstreek·네덜란드·서유럽으로 다르게 기록된다. 그러므로 한 지역의 연속된 유행이나 한 장인의 발전사로 엮을 수 없다. 대신 각 물건이 남긴 코, 가장자리, 손가락 구멍을 읽어 보자. [1][2][3][4][5]

사진 1. BK-NM-10298-A, Rijksmuseum / Wikimedia Commons, CC0 1.0. 소장품 원문 · 파일·이용 조건 · 직접 이미지. 원본 사진 변경 없음.
기록의 범위: 같은 박물관, 다른 제작지
Rijksmuseum은 BK-NM-10298-A와 BK-NM-10299-C의 제작지를 네덜란드의 Zaanstreek으로 기록한다. 앞의 미트는 1750–1800년경, 길이 41cm·폭 12cm이며 삼각형으로 내려오는 손등 가장자리에 둥근 코바늘 장식이 붙었다. 박물관 설명은 몸통의 격자·마름모·꽃을 ‘편직한 무늬’라고 적는다. 몸통이 뜨개이고 가장자리 일부가 코바늘 장식이라는 점을 구분해야 이 물건을 제대로 읽는다. 사진만 보고 모든 부분을 한 기법으로 만들었다고 말할 수 없다. [1]
BK-NM-10299-C는 같은 Zaanstreek 제작으로 기록되지만 또 다른 물건이다. 1750–1800년경, 길이 33.5cm·폭 12cm. 박물관은 넓고 좁은 지그재그 띠와 별 모양을 편직 무늬로 설명하고, 손바닥 위로 내려오는 부분이 다섯 갈래로 나뉘며 엄지가 없다고 명시한다. 다섯 갈래는 다섯 손가락을 모두 감싸는 장갑 손가락과 다르다. 끝 모양이 손을 어떻게 가리는지 보이지만 실제 착용자의 이름이나 사용 장소는 카드에 없다. [2]

사진 2. BK-NM-10299-C, Rijksmuseum / Wikimedia Commons, CC0 1.0. 소장품 원문 · 파일·이용 조건 · 직접 이미지. 원본 사진 변경 없음.
열린 엄지, 닫힌 손목
BK-NM-10254-14-B의 제작지는 ‘서유럽’이다. 네덜란드 박물관에 있다는 사실만으로 네덜란드에서 만들었다고 고쳐 쓰면 기록이 가진 경계가 사라진다. 1800–1820년경의 오른쪽 미트로, 열린 엄지와 작은 마름모 구멍이 있는 면사 아일릿 무늬가 기록된다. 길이 41cm·폭 12cm다. 앞선 BK-NM-10299-C의 ‘엄지 없음’과 비교하면, 손을 드나들게 하는 구멍의 설계 자체가 기법을 읽는 첫 단서임을 알 수 있다. 같은 흰색이라는 이유로 같은 도안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3]

사진 3. BK-NM-10254-14-B, Rijksmuseum / Wikimedia Commons, CC0 1.0. 소장품 원문 · 파일·이용 조건 · 직접 이미지. 원본 사진 변경 없음.
같은 ‘서유럽’ 분류의 BK-NM-10254-8-B는 1750–1800년경, 길이 33cm·폭 12cm다. 박물관은 가는 왕복선과 작은 블록 모양의 편물 무늬, 장식 없는 아래쪽, 안쪽에 갈색으로 수놓인 ‘AEL / G 또는 6’ 표기를 함께 기록한다. 자수 표기가 누구의 이니셜인지, 물건의 소유자 표시인지 소장품 카드는 밝히지 않는다. 글자 모양까지 읽을 수 있어도 그것을 사람 이름으로 풀어내지 않는 이유다. 여기서는 편직과 자수를 각각 다른 작업으로 보아야 한다. [4]

사진 4. BK-NM-10254-8-B, Rijksmuseum / Wikimedia Commons, CC0 1.0. 소장품 원문 · 파일·이용 조건 · 직접 이미지. 원본 사진 변경 없음.
손가락이 열린 긴 장갑
마지막 BK-KOG-87-B는 미트가 아니라 오른쪽 장갑이다. Rijksmuseum은 1800–1825년경 네덜란드 제작, 길이 47cm·폭 11cm의 흰 면사 편물이라고 기록한다. 아일릿 무늬와 손가락의 열린 끝이 핵심이다. 박물관의 해설은 19세기 초 짧은 퍼프 소매와 길어진 장갑, 여름 면과 겨울 가죽이라는 복식 맥락을 제시한다. 이 해설을 나머지 네 물건의 착용 기록으로 옮기지 않는다. 한 쌍의 다른 쪽인 BK-KOG-87-A가 별도 등록되어 있어도 제작 사례는 한 쌍으로 센다. [5]

사진 5. BK-KOG-87-B, Rijksmuseum / Wikimedia Commons, CC0 1.0. 소장품 원문 · 파일·이용 조건 · 직접 이미지. 원본 사진 변경 없음.
이름이 남은 사람과 남지 않은 손
다섯 카드에서 만든 사람은 모두 ‘익명’이다. 대신 소장 경로의 이름은 남는다. BK-NM-10298-A와 BK-NM-10299-C의 크레딧에는 헤이그의 M. Lugten-Zevenbergen의 기증이, BK-NM-10254 계열에는 A. Bredius의 기증이 기록된다. 이 이름은 제작자도 최초 착용자도 아니다. 어떤 물건을 누가 보존해 박물관에 이르게 했는지 보여 주는 별개의 역할이다. 제작자의 이름이 빠졌다는 사실까지 자료의 일부로 남겨야 손기술의 역사를 꾸며 쓰지 않게 된다. [1][2][3][4]
다음에 손목 장식을 도안으로 읽을 때는 먼저 물건의 범주를 확인하자. 미트인가, 손가락마다 공간이 있는 장갑인가. 엄지는 별도로 편직되었나, 구멍만 남았나, 아예 없는가. 빈틈이 반복되는 곳은 어디고 단순히 색이 옅어 보이는 곳은 어디인가. 격자와 별이 몸통 편물인지, 꽃 모양 끝이 코바늘로 덧붙었는지, 자수 글자가 이후에 놓였는지를 나누면 사진이 훨씬 많이 말한다. 그러나 사진은 완전한 코 수, 게이지, 정확한 도안을 주지 않는다. 이 다섯 기록은 복원 도안이 아니라 구조를 관찰하는 출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