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자를 뜬다는 말은 무엇을 감출까: 부에노스아이레스 의복박물관의 공공 뜨개 모임
실 한 타래를 들고 박물관에 들어가면 관람객은 잠시 제작자가 된다. 부에노스아이레스의 국립 의복역사박물관(Museo Nacional de la Historia del Traje)은 2010년대에 그런 장면을 여러 차례 만들었다. 2016년 기록에는 집에서 배운 손기술을 가져온 여성들의 이름이, 2017년 기록에는 할머니에게 배운 뒤 오랫동안 바늘을 놓았던 청년의 이야기가 남아 있다. 2018년 사진은 같은 박물관에 모인 사람들의 손과 실을 보여 준다. 하지만 이 자료를 모두 한 종류의 ‘뜨개’나 하나의 기부 행사로 합치면, 정작 그 손이 무엇을 했는지가 흐려진다. 이 글은 공공 모임의 사회적 의미를 살피면서 바늘 편물, 코바늘, 만들 예정이던 물건과 실제 보고된 성과를 각각 구별해 읽는다.[1][2][3][7]
한 장소, 다른 해의 기록
2016년 6월 문화부의 현장 기사는 박물관의 제3회 연대 뜨개 모임에 여성과 소녀 50명이 모였다고 적는다. 나이는 10세에서 72세까지였다. 목표는 거리에서 생활하는 이들을 돕는 Fundación Sí에 울 모자와 목도리형 목 덮개를 기부하는 것이었다. 기사에서 노르마(Norma)는 실과 뜨개바늘을 가져와 모자를 만들었고, 미리암(Miriam)은 딸과 대녀에게 코바늘을 가르쳤다. 아나(Ana), 베아트리스(Beatriz), 릴리안(Lilian)은 두 바늘을 쓰는 트리코 편물을 하고 있었다. 같은 마당의 같은 기부 목적도 작업 도구와 코의 연결 방식까지 같게 만들지는 않는다.[1]
2017년 문화부 기사는 이 모임을 다시 방문해 그날의 결과를 모자 150개라고 기록했다. 보낼 곳은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다리오 산티얀(Darío Santillán) 아동 간식 공간으로 적혀 있다. 이것은 2017년 모임에 대한 보고이지, 2016년의 수량도 2018년의 수량도 아니다. 기사에는 여성 40여 명과 남성 한 명이 참여했다고 나온다. 스물한 살 가스톤(Gastón)은 여덟 살에 할머니에게 뜨개를 배웠다가 한동안 멈춘 뒤 그 모임을 계기로 다시 바늘을 들었다고 설명한다. 우루과이 출신 로사리오(Rosario)는 어머니와 이모에게서 코바늘, 두 바늘 편물, 기계 편물을 배웠다고 회상한다. 이 증언들이 보여 주는 것은 하나의 민족적 ‘전통 도안’이 아니라 여러 집과 이동 경로를 거쳐 온 기술이 박물관에서 만났다는 점이다.[2]
2018년 6월 9일 제5회 행사 안내문은 참가자가 울 모자와 목 덮개를 만들어 비영리 단체에 기부할 계획이라고 적는다. 장소는 칠레 거리 832번지 박물관, 시간은 오후 2시부터 7시까지였다. 그 문서만으로는 몇 개를 완성했는지, 실제 인계가 언제 이루어졌는지 알 수 없다. 문화부의 당시 공식 사진 앨범은 현장의 사람들과 모자 기부 목적을 기록하지만, 사진 속의 모든 물건이 완성되거나 전달됐다는 증명은 아니다. 행사 공고의 미래형과 사후 현장 기록을 갈라 보는 이유다.[3][7]

사진 1. 2018년 6월 9일 의복역사박물관의 공동 작업 전경. 참여자 모두가 같은 바늘 기법을 썼다고 단정하지 않는다. 촬영 Kaloian / Ministerio de Cultura de la Nación, 개별 사진 원본, 직접 이미지 파일, CC BY-SA 2.0. 원본 이미지 변경 없음.
사진에서 바늘을 읽는 법
스페인어 tejido는 문맥에 따라 여러 실 작업을 포괄한다. 그래서 제목에 ‘뜨개 모임’이라고 쓰여 있어도 사진 속 도구나 본문의 기술 설명을 다시 보아야 한다. 2016년 기사 자체가 crochet와 tricot를 나누고, 2017년 로사리오의 회상도 코바늘·두 바늘·기계를 구분한다. 두 뜨개바늘 사이에 살아 있는 코를 옮겨 이어 가는 편물과, 갈고리 달린 코바늘 하나로 고리를 끌어내는 작업은 같은 실을 써도 구조가 다르다. 이 일반적인 관찰은 특정 사진의 모자에 어떤 조직이 들어갔는지까지 알려 주지는 않는다.[1][2]
2018년 사진 가운데 한 컷은 두 바늘이 손 앞에서 다색 천을 만들어 가는 모습을 가깝게 보여 준다. 여기서는 바늘 편물의 도구를 확인할 수 있다. 반면 회색 모자와 자주색 실을 든 장면에서는 모자의 제작법을 사진만으로 판정하기 어렵다. 붉은 스웨터를 든 참가자 사진 역시 그 스웨터가 이날 만든 물건인지, 기부하기로 한 모자인지 알 수 없다. 사진은 작업의 존재와 분위기를 보여 주지만 물건의 제작 시점, 실의 성분, 코 수, 치수 또는 기부 인계까지 말해 주지 않는다.[7]

사진 2. 두 바늘과 다색 작업물이 보이는 장면. 정확한 코 조직이나 도안은 사진에서 확인되지 않는다. 촬영 Kaloian / Ministerio de Cultura de la Nación, 개별 사진 원본, 직접 이미지 파일, CC BY-SA 2.0. 원본 이미지 변경 없음.

사진 3. 실과 모자는 보이지만 모자가 바늘 편물인지 코바늘인지 이 사진만으로 확정하지 않는다. 촬영 Kaloian / Ministerio de Cultura de la Nación, 개별 사진 원본, 직접 이미지 파일, CC BY-SA 2.0. 원본 이미지 변경 없음.

사진 4. 참가자가 든 붉은 스웨터. 이 옷을 기부용 모자나 이날 완성한 결과물로 표기하지 않는다. 촬영 Kaloian / Ministerio de Cultura de la Nación, 개별 사진 원본, 직접 이미지 파일, CC BY-SA 2.0. 원본 이미지 변경 없음.
박물관의 마당에서 더 넓은 모임으로
같은 박물관의 2018년 9월 안내문은 남성 뜨개 집단 Hombres Tejedores de Argentina가 방문해 코바늘 그래니 모듈을 가르친다고 명확히 적는다. 그 모임을 6월의 연대 뜨개 행사와 혼동해서는 안 된다. 그래니 모듈은 두 바늘 편물의 ‘무늬 한 단’이 아니다. 안내문은 이 집단이 2017년 10월에 출발해 성별 고정관념을 깨기 위해 공공장소에서 작업한다고 소개한다. 이 설명은 집단과 박물관이 공개 모임의 의미를 어떻게 제시했는지를 보여 주지만, 모든 참가자의 동기나 그날 만든 모듈의 수를 증명하지는 않는다.[4]
2020년 문화부의 회고에서는 박물관이 2017년부터 이어 온 ‘Saberes Compartidos’ 모임을 온라인으로 옮겼다고 한다. 박물관장 빅토리아 살리아스(Victoria Salías)는 대면 모임에서 사람들이 서로 재료와 요령을 주고받았다고 설명한다. 이 회고는 모임이 한 차례 기부 행사를 넘어 지식을 전달하는 장으로 발전했다는 기관의 해석을 들려준다. 다만 회고에 함께 등장하는 자수·염색·코바늘을 모두 바늘 편물로 부를 수는 없다.[5]
2022년 아르헨티나 정부 안내문은 의복역사박물관과 산후안의 사르미엔토 생가박물관,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로카박물관·카사 이루르티아 박물관이 공개 뜨개 행사를 준비했다고 적는다. 산후안에서는 담요에 쓰일 작은 조각을 만들 계획이었고, 이루르티아의 모임에는 남성 뜨개 집단, 로카의 모임에는 루실라 카스타뇨(Lucila Castaño)가 참여할 예정이었다. 이것은 2022년 행사 계획의 지리적 확장을 말해 줄 뿐, 각 장소에서 실제로 담요가 완성됐다는 사후 보고가 아니다.[6]

사진 5. 2018년 6월의 작업 탁자. 개인별 제작법은 이 전경만으로 확정하지 않는다. 촬영 Kaloian / Ministerio de Cultura de la Nación, 개별 사진 원본, 직접 이미지 파일, CC BY-SA 2.0. 원본 이미지 변경 없음.

사진 6. 2018년 6월의 또 다른 집단 작업 장면. 한 행사에서 나온 사진이며 별도 사건으로 세지 않는다. 촬영 Kaloian / Ministerio de Cultura de la Nación, 개별 사진 원본, 직접 이미지 파일, CC BY-SA 2.0. 원본 이미지 변경 없음.
다음 도안을 펼칠 때
이 자료에서 확인되는 뜨개의 핵심은 ‘모자를 많이 만들었다’는 한 문장보다 더 세밀하다. 2016년에는 함께 기부할 물건을 만들면서도 어떤 손은 두 바늘을, 어떤 손은 코바늘을 썼다. 2017년에는 완성 모자 수가 기사에 남았지만 기부 예정이라는 시제가 남아 있다. 2018년에는 현장 사진 여섯 컷이 같은 날의 다른 시선을 제공한다. 2020년과 2022년 자료는 모임이 지식 공유와 여러 박물관의 공개 프로그램으로 이어진 모습을 보여 준다. 서로 다른 연도의 기록을 층층이 놓아야 비로소 실의 움직임과 사람의 이동이 함께 보인다.[1][2][3][5][6][7]
직접 도안을 볼 때도 질문을 나누어 보자. 사진에서 도구가 보이는가, 설명문에서 tricot와 crochet 중 무엇을 명시하는가, 완성 사진인지 작업 중 사진인지, 기부를 계획했는지 보고했는가. 확인할 수 없는 코 수와 게이지는 채워 넣지 않는 편이 손기술을 더 정확하게 존중한다. 이 글의 박물관 모임은 1965년 이주 가족의 빨간 목도리라는 기존 아르헨티나 기사와 시대·사람·자료·질문이 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