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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을 입히고 노동의 이름을 남기다: 시르카 쾨뇌넨의 뜨개 세계

시대 1979년 텍스타일 예술가 자격 취득 · 1990년대~2007년 박물관 소장 스웨터 · 2019~2020년 회고전
인물 시르카 쾨뇌넨(Sirkka Könönen, 1947–2018), 리사 파나넨(Liisa Paananen), 마레타 나루모(Maaretta Narumo), 리타 네노넨(Riitta Nenonen), 오우티 요키넨(Outi Jokinen)
주요 유물 핀란드 공예박물관 소장 《Teeri》 E1492/001, 《Varis》 E1492/006, 《Tähtikukka》 E1590/049, 《Metso》 E1492/008, 《Hirvi》 E2130/001

페르디난드 폰 라이트의 1885년 그림 속 검은들꿩 수컷과 암컷. 《Teeri》의 종과 자연 모티프를 설명하는 비교 이미지이며 스웨터 사진은 아님.
사진 1. 페르디난드 폰 라이트의 1885년 그림 속 검은들꿩 수컷과 암컷. 《Teeri》의 종과 자연 모티프를 설명하는 비교 이미지이며 스웨터 사진은 아님. · 페르디난드 폰 라이트, 《검은들꿩 수컷과 암컷》, 1885 · Finnish National Gallery A-2002-624 · CC0 1.0 (원본·이용 조건) · 이미지 주소

옷장에 숲을 넣을 수 있을까. 핀란드 텍스타일 예술가 시르카 쾨뇌넨의 스웨터를 펼치면 검은들꿩과 까마귀와 별꽃과 큰들꿩과 무스가 가슴 높이로 지나간다. 색은 동물의 윤곽만 채우지 않는다. 땅과 풀, 달빛의 바탕까지 만든다. 더 놀라운 점은 박물관이 그 옷들을 한 사람의 ‘손뜨개 작품’으로만 기록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설계자의 이름 옆에 다른 제작자의 이름을 남기고, 손바늘로 떴는지 기계로 편직했는지도 밝힌다. 네 벌의 박물관 소장 스웨터와 검은들꿩을 그린 핀란드 회화를 따라가며 스웨터의 앞면과 뒷면에 숨어 있던 두 이야기를 읽어 보자. 하나는 자연을 무늬로 번역한 작가의 이야기, 다른 하나는 전국의 가정 작업자들과 함께 옷을 만든 이야기다. [1][2][3][4][5][7]

역사와 배경

쾨뇌넨은 1979년 헬싱키 예술디자인대학에서 텍스타일 예술가 자격을 얻었다. 핀란드 공예박물관이 2019년 말부터 2020년 초까지 연 회고전은 그가 이후 편물에 깊이 몰두했고 여우, 무스, 순록, 새, 꽃을 선명한 색의 옷으로 옮겼다고 설명한다. 1992년에는 핀란드 예술산업상을, 1993년에는 ‘올해의 텍스타일 예술가’ 칭호를 받았다. 박물관은 이 작업을 핀란드 뜨개 유산을 잇되 색과 무늬로 바꿔 놓은 것으로 평가한다. 여기서 ‘전통’은 오래된 한 도안을 그대로 반복했다는 뜻이 아니다. 자연을 보는 눈과 오늘 입는 옷의 색채 질서를 다시 설계했다는 뜻에 가깝다. [1]

그의 작업이 팔렸다고 해서 초기부터 대규모 공장 생산이었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다. 박물관에 따르면 첫 옷들은 작가가 직접 만들었다. 수요가 늘자 그가 도안과 색 견본, 실을 보내고 완성된 옷을 돌려받는 가정 편물 제작자 네트워크가 생겼다. 라플란드 로바니에미부터 탐페레, 카이누, 남카렐리아 등에서 헬싱키로 옷이 왔다. 박물관은 수상 뒤 주문이 더 늘어 신문 광고로도 제작자를 구했다고 적는다. 이 설명은 출품작 한 벌을 ‘작가가 혼자 손으로 떴다’고 쓰는 일이 얼마나 많은 사람의 노동을 지우는지 알려 준다. [1][6]

1990년대 중반 이후 소장품의 제작 연대는 이 네트워크가 어떻게 서로 다른 손과 기계로 구현되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작은 창이다. 연도가 ‘1990–1999’처럼 넓게 붙은 작품은 정확한 제작일을 안다는 뜻이 아니다. 당시 출품작과 현재의 제품을 한데 묶어 ‘전통 의상’이라고도 부를 수 없다. 박물관이 보관한 것은 특정 작가가 설계하고 특정 제작자가 구현한 현대 편물이다. [2][3][4][5]

리사 파나넨이 제작한 시르카 쾨뇌넨 설계의 까마귀 양모 스웨터
사진 2. 리사 파나넨이 제작한 시르카 쾨뇌넨 설계의 까마귀 양모 스웨터 · Suomen käsityön museo, skm.finna.fi · 《Varis》 E1492/006 · CC BY 4.0 (원본·이용 조건) · 이미지 주소

인물과 노동

박물관 전시 글은 쾨뇌넨이 스케치, 편물 설계, 완성품 관리까지 전 과정을 이해했다고 강조한다. 이는 모든 옷을 직접 떴다는 말과 다르다. 예컨대 《Varis》의 기록에는 설계자 쾨뇌넨과 제작자 리사 파나넨이 따로 적혀 있다. 《Tähtikukka》에는 로바니에미의 마레타 나루모가 제작자로 나온다. 《Metso》는 리타 네노넨, 《Hirvi》는 탐페레 지역의 오우티 요키넨이 제작했다. 한 작가의 이름으로 알려진 옷 네 벌을 펼치면 실제로는 다섯 사람의 이름이 등장한다. [2][3][4][5]

제작자의 이름을 남기는 일은 기술을 읽는 일과도 연결된다. 《Tähtikukka》의 박물관 기록에는 바늘로 손뜨개한 전문 작업이라고 쓰여 있다. 반면 《Varis》, 《Metso》, 《Hirvi》의 기록에는 기계 편직이라고 적힌다. ‘가정 편물 제작자’라는 말만으로 모든 코가 손바늘에서 나왔다고 결론 내리면 틀린다. 쾨뇌넨의 도안이 어려웠고, 제작자에게 색과 무늬의 지시를 보냈다는 회고전 설명을 실제 소장품의 제작 방식과 대조할 때, 설계와 실행이 하나의 고정된 기법이 아니라 여러 숙련의 협업임을 알 수 있다. [1][2][3][4][5]

박물관은 쾨뇌넨이 핀란드 양의 털을 귀히 여겼고 오래 입어 다음 세대에 넘길 옷을 만들고자 했다고 소개한다. 그의 생태적 태도는 동물을 귀여운 장식으로만 쓰지 않은 데서도 드러난다. 전시 글은 영국 찰스 왕세자에게 여우 스웨터를 선물하며 여우 사냥 중단을 호소하는 글을 함께 보냈다고 전한다. 이 일화는 박물관의 작가 소개에 실린 것으로, 왕실 수령 기록을 별도로 확인한 사실처럼 확장하지 않는다. 자연 보호의 의도는 실물에 새겨진 무늬를 해석하는 하나의 맥락이지만, 개별 동물 무늬에 근거 없는 고정된 상징을 덧씌우지는 않는다. [1]

마레타 나루모가 손바늘로 뜬 시르카 쾨뇌넨 설계의 별꽃 스웨터
사진 3. 마레타 나루모가 손바늘로 뜬 시르카 쾨뇌넨 설계의 별꽃 스웨터 · Suomen käsityön museo, skm.finna.fi · 《Tähtikukka》 E1590/049 · CC BY 4.0 (원본·이용 조건) · 이미지 주소

작품과 남아 있는 자료

《Varis》(까마귀, E1492/006)는 1990년대 양모 스웨터다. 박물관 기록은 리사 파나넨을 제작자로, 쾨뇌넨을 설계자로 적고 기계 편직으로 분류한다. 분홍빛 바탕에 검은 새와 식물 무늬가 놓이며 왼쪽 어깨 단추는 입고 벗는 구조를 돕는다. 새가 단지 가슴 중앙의 로고처럼 붙은 것이 아니라 옷 전체의 색 바탕과 식물 무늬 속에서 읽힌다는 데 주목하자. 사진의 시각적 구성과 박물관 설명을 함께 보는 것이다. [2]

《Tähtikukka》(별꽃, E1590/049)는 1995~2003년에 제작된 양모 스웨터로, 마레타 나루모가 로바니에미에서 바늘로 떴다. 박물관은 녹색 바탕에 여러 꽃, 단풍잎 같은 가장자리 띠, 파란 소매 고무단과 비스듬히 접히는 칼라를 자세히 적는다. 몸길이 75cm, 기록상 둘레 114cm다. 무늬를 따라 읽으면 하나의 커다란 꽃 그림이 아니라 몸판·소매·칼라의 색 띠가 각기 다른 방향으로 리듬을 만든다. 실제 도안을 재현하려면 사진만으로 코 수와 게이지를 알 수 없다는 점도 기억해야 한다. 소장품 설명은 형태와 재료의 기록이지 무료 뜨개 도안이 아니다. [3]

《Metso》(큰들꿩, E1492/008)는 2002년 작품이다. 리타 네노넨이 만들었고 박물관은 기계로 짠 전문 편물로 분류한다. 짙은 남색 바탕의 가슴 둘레에는 마주 보는 큰들꿩 한 쌍과 식물의 다색 띠가 돈다. 왼쪽 어깨의 여섯 개 붉은 단추, 2코 겉·2코 안의 목둘레 고무단, 소매와 밑단의 반복 무늬는 착용 구조와 장식이 만나는 부분이다. 몸길이 75cm, 기록상 둘레 126cm라는 치수는 이 사진이 소형 장식 패널이 아닌 실제 입는 옷임을 확인해 준다. [4]

《Hirvi》(무스, E2130/001)는 2007년 양모 스웨터로 탐페레 지역의 오우티 요키넨이 제작했다. 검은 무스와 나무가 상단에 놓이고 녹색·푸른색·보라색이 배경의 풍경을 만든다. 한 마리 머리 위에는 초승달이 보인다. 박물관 기록은 이 옷을 미착용 판매품으로 적고, 제작 방식은 기계 편직으로 분류한다. 몸길이 72cm, 몸판 너비 60cm다. 《Metso》와 나란히 보면 두 작품 모두 동물을 가슴 높이에 놓지만, 한쪽은 새의 대칭적인 띠를, 다른 쪽은 밤의 풍경처럼 층이 쌓인 장면을 쓴다. 편물의 반복 구조 안에 그림 같은 장면을 넣는 방식이 달라진 것이다. [5]

사진 2~5의 원본은 핀란드 공예박물관이 Finna에 공개한 소장품 기록이다. 각 사진은 박물관이 CC BY 4.0으로 공개했고, 사진 출처 ‘Suomen käsityön museo, skm.finna.fi’를 명기하면 사용할 수 있다고 안내한다. 공개 사진 파일은 약 250픽셀 안팎이므로 고해상도 인쇄에는 적합하지 않다. 화면에서는 원본 크기를 지나치게 키우지 않는 편이 디테일을 정직하게 보여 준다. 각 이미지의 공개 크기는 작아 세부 확대에는 한계가 있다. [2][3][4][5][7]

《Teeri》(검은들꿩, E1492/001)는 1990년대 작품으로, 박물관 기록은 설계자를 쾨뇌넨으로 적고 양모·기계 편직 스웨터로 분류한다. 어두운 몸판 위 가슴에는 검은들꿩과 식물 무늬가 가로 띠로 놓이고, 소매와 몸판에는 작은 반복무늬가 이어진다. 이 옷을 《Metso》와 함께 보면 새를 옮긴 두 방식이 선명해진다. 《Teeri》는 새 장면을 좁은 가슴 띠에 모으고, 《Metso》는 마주 보는 큰들꿩을 더 넓은 띠 속에 배치한다. 박물관 기록의 이미지 이용 조건은 CC BY 4.0이며, 여기서는 소장품을 확인하는 사진으로만 쓴다. 사진은 공개 파일 기준 250픽셀 안팎으로 세부 확대에는 한계가 있다. [7]

리타 네노넨이 제작한 시르카 쾨뇌넨 설계의 큰들꿩 양모 스웨터
사진 4. 리타 네노넨이 제작한 시르카 쾨뇌넨 설계의 큰들꿩 양모 스웨터 · Suomen käsityön museo, skm.finna.fi · 《Metso》 E1492/008 · CC BY 4.0 (원본·이용 조건) · 이미지 주소

시간으로 다시 읽기

  1. 1947년 · 시르카 쾨뇌넨 출생. [1]
  2. 1979년 · 헬싱키에서 텍스타일 예술가 자격 취득. [1]
  3. 1990년대 · 《Varis》 등 자연 모티프 양모 스웨터가 박물관 소장품으로 남는다. 연대 범위는 소장품 기록에 따른다. [2]
  4. 1990년대 · 설계자 쾨뇌넨의 《Teeri》를 포함한 자연 모티프 스웨터가 소장품 기록에 남는다. [7]
  5. 1992~1993년 · 예술산업상과 올해의 텍스타일 예술가 칭호를 받는다. [1]
  6. 1995~2003년 · 마레타 나루모가 로바니에미에서 《Tähtikukka》를 손바늘로 뜬다. [3]
  7. 2002년 · 리타 네노넨 제작의 《Metso》. [4]
  8. 2007년 · 오우티 요키넨 제작의 《Hirvi》. [5]
  9. 2018년 · 쾨뇌넨 사망. 2019~2020년 핀란드 공예박물관이 회고전을 연다. [1]
오우티 요키넨이 제작한 시르카 쾨뇌넨 설계의 무스 양모 스웨터
사진 5. 오우티 요키넨이 제작한 시르카 쾨뇌넨 설계의 무스 양모 스웨터 · Suomen käsityön museo, skm.finna.fi · 《Hirvi》 E2130/001 · CC BY 4.0 (원본·이용 조건) · 이미지 주소

다시 읽으며

쾨뇌넨의 스웨터를 다음에 만난다면 동물 이름에서 감상을 멈추지 말자. 작품 번호를 찾고 설계자와 제작자가 각각 누구인지, 손바늘인지 편물 기계인지, 동물이 몸판의 어느 높이와 어떤 색 바탕에 놓이는지 차례로 보자. 한 벌의 옷은 한 예술가가 본 숲인 동시에 여러 지역의 사람이 수행한 숙련의 기록이다.

사진을 읽을 때 사진 1은 페르디난드 폰 라이트의 1885년 검은들꿩 그림으로, 뜨개 작품이 아닌 종 참고 이미지다. Finnish National Gallery 소장 A-2002-624의 디지털 이미지는 Wikimedia Commons에서 CC0 1.0으로 공개됐다. 사진 2~5는 핀란드 공예박물관의 네 점 스웨터 소장품 사진이며, 캡션에 소장품명·번호·CC BY 4.0·원본 기록·이미지 주소를 표시했다. 유물 사진 이용 허가는 스웨터 도안의 재현·배포 허가를 뜻하지 않는다.

자료와 사진 출처

본문의 번호는 다음 원문 자료를 가리킵니다. 사진의 저작권·이용 조건은 각 사진 아래 원본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1. 자료 1 · www.craftmuseum.fi
  2. 자료 2 · www.finna.fi
  3. 자료 3 · www.finna.fi
  4. 자료 4 · www.finna.fi
  5. 자료 5 · www.finna.fi
  6. 자료 6 · www.craftmuseum.fi
  7. 자료 7 · www.finna.f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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