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뜨개 역사 | 몸에서 건물까지, 올레크가 코바늘로 묻는 ‘집’의 의미
몸에서 건물까지, 올레크가 코바늘로 묻는 ‘집’의 의미

코바늘로 뜬 천을 사람에게 입히면 옷일까, 조각일까. 똑같은 천이 자동차나 방, 집을 덮으면 답은 다시 달라진다. 폴란드에서 태어나 뉴욕에서 활동한 아가타 올렉시아크, 예명 올레크(OLEK)의 작업은 그 경계에서 시작한다. 사진 속 형광색 표면만 보고 ‘커다란 그래니 스퀘어’라고 부르면 놓치는 것이 있다. 표면 아래 원래 있던 물건은 무엇이며, 그 물건을 덮기 위해 누가 몇 주 동안 코를 이었을까. 이 글은 뉴욕의 착용 조각에서 워싱턴의 전시장, 스웨덴 아베스타의 집으로 장소를 옮기며 그 질문을 따라간다. [1][2][3]
역사와 배경
올레크는 1978년 폴란드 스타슈프에서 태어났다. 스미스소니언 미국미술관의 전시 기록에는 출생지가 폴란드라고 분명히 적혀 있고, 스웨덴 아베스타 아트의 기관 기록은 포즈난의 아담 미츠키에비치 대학교에서 공부한 뒤 뉴욕에 오래 거주했다고 쓴다. 따라서 ‘미국 태생 작가’라고 소개하면 사실과 어긋난다. 이 저널의 미국 편에 놓는 이유는 뉴욕을 기반으로 한 활동과 미국의 전시·공공 예술 현장을 읽기 위해서다. 국적과 작업의 장소를 하나로 합치지 않는 태도가 이 작가를 이해하는 첫걸음이다. [1][3]
2009년 뉴욕의 Art in Odd Places 행사 기록에는 올레크의 작품 《Thank You for Your Visit, Have a Nice Day》가 남아 있다. 공개 사진은 착용 가능한 조각으로 분류하며 사진 촬영일은 2009년 10월 10일이다. 여기서 몸은 벽에 걸린 완성품의 모델이 아니라 거리에서 움직이는 전시대가 된다. 한 자리에 서 있는 작품과 달리 보행자와의 거리, 시선의 높이, 교차로의 소음이 작품을 보는 조건을 만든다. 행사 측은 2009년 참여 작가와 이 제목을 확인해 준다. 사진 한 장만으로 공연의 전체 동선이나 관객 반응을 재구성하지는 않는다. [2][6]
2012년 스미스소니언 미국미술관 렌윅 갤러리의 《40 under 40: Craft Futures》에 올레크의 방 규모 설치가 포함되었다. 미술관 목록은 작품 제목에 ‘Knitting’이라는 단어가 들어가지만 재료를 100% 아크릴 실을 포함한 혼합 재료로 적고, 공간 크기를 16×14피트, 제작 기간을 2005~2011년으로 기록한다. 제목의 단어만 보고 작업 기법을 대바늘 뜨기로 바꾸어서는 안 된다. 올레크의 실 작업을 설명하는 아베스타 아트는 작은 ‘hook’으로 고리를 잇는 코바늘뜨기라고 명시한다. 전시명과 작품명, 실제 기법은 서로 다른 층위의 정보다. [1][3]
2016년의 아베스타 아트에서 코바늘은 집의 표면이자 협업의 과정이 되었다. 주최 기관은 올레크가 옛 농가를 재구성한 《In the Blink of an Eye》를 위해 아베스타의 여성들과 여러 주 동안 코바늘 워크숍을 열었다고 설명한다. 참여자 가운데 시리아와 우크라이나에서 온 여성들이 있었고, ‘집’이라는 말에는 실내 장식뿐 아니라 떠나온 장소의 기억이 겹쳤다. 같은 기관의 전시 기록은 그해 올레크와 팀이 도시의 별장을 분홍 실로 감쌌다고 적는다. 별장 외피 작업과 옛 농가를 주제로 한 실내 설치를 한 작품으로 뭉개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3][4][5]

인물과 노동
올레크의 예술을 한 사람의 놀라운 손재주로만 설명하면, 작업이 커질수록 뒤에서 사라지는 손이 생긴다. 2016년 아베스타 아트 도록의 감사 명단에는 ‘올레크와 함께 뜬 자원봉사자들’과 ‘OLEK Special Effect Team’이 별도로 적혀 있다. 이 명단은 작품의 디자인 책임을 모두 같은 방식으로 나누었다는 증거는 아니지만, 설치가 한 사람이 혼자 완성한 천 한 장이 아님을 보여 준다. 기관의 후속 설명은 이전 실내 설치에 참여했던 이주 여성들이 ‘작은 분홍 집’ 프로젝트에서는 새 참여자를 안내하는 역할까지 했다고 전한다. 누가 가르치고 누가 배우는가가 바뀌는 장면이다. [4][5]
작가의 관심도 소재를 고르는 취향만으로 좁혀서는 안 된다. 아베스타 아트는 그녀가 장소를 먼저 보고 그곳에 놓일 작품을 구상하며, 여성의 권리와 표현의 자유에 관심을 둔다고 소개한다. 옛 농가에서는 커튼, 꽃, 전등갓 같은 일상의 흔적이 읽히고, 그 안정감이 파괴된 집의 이미지와 충돌한다. 기관이 전하는 작가의 질문은 ‘집이란 무엇인가’이다. 여기서 코바늘은 사적인 노동의 상징을 공적인 질문으로 바꾸는 매체가 된다. 전시장에 붙은 짧은 인물 소개만큼이나, 공동 제작자의 배경과 작품이 놓인 장소를 함께 읽어야 하는 이유다. [3]
뉴욕과 아베스타는 서로 다른 도시이며, 사진 1·5의 장면도 같은 행사가 아니다. 올레크를 ‘미국의 뜨개 전통’이라는 하나의 대표 사례로 포장하지 않는다. 폴란드 출생, 뉴욕 기반 활동, 스웨덴의 현지 협업이 교차하는 작가다. 바로 이 이동성이 현대 섬유 예술의 특징을 보여 준다. 실과 바늘은 휴대 가능하지만 건물 크기의 작업을 실제로 세우는 데에는 현지의 사람, 작업 공간, 시간, 안전과 설치 계획이 필요하다. [1][3][4]

작품과 남아 있는 자료
사진 5는 2009년 뉴욕 Art in Odd Places의 착용 조각을 기록한다. 제목에 담긴 방문과 작별의 인사는 거리에서 만난 관객에게 향한다. 코바늘 표면은 몸을 감싸면서도 얼굴과 팔다리의 움직임을 새롭게 보이게 한다. 착용자의 움직임을 고려해야 하므로 장식용 평면을 뜨는 일과는 설계가 다르다. 늘어짐과 무게, 시야와 통풍, 옷을 입고 벗는 순서를 생각해야 한다. 사진은 그것을 모두 증명하는 설계도는 아니지만, 왜 ‘입을 수 있다’는 사실이 작품의 중요한 조건인지 보여 준다. [2][6]
사진 1은 스미스소니언 미국미술관 안에 선 올레크의 현장 기록이다. 이것을 미술관의 공식 작품 촬영이나 《40 under 40》 출품작의 완전한 도판으로 혼동하면 안 된다. 정확한 작품의 재료와 크기는 미술관 전시 목록에서 따로 읽어야 한다. 16×14피트 방은 작은 스카프를 몇 배 확대하는 것으로 만들 수 없다. 반복 단위의 크기, 결합선, 모서리에서 천이 돌아가는 방향, 전시장 벽과 관객의 거리를 조절해야 한다. 코바늘 한 코의 반복이 공간 경험으로 바뀌는 지점이다. [1][7]
사진 2·3은 2012년 홍콩 스타페리 근처에서 촬영된 올레크와 코바늘 오브제다. 두 사진은 사진가가 붙인 ‘Arm Candy’와 ‘Pet’이라는 파일 제목을 따르며, 그것이 작가의 공식 작품명이나 전시 제목이라고 단정하지 않는다. 공공 공간의 비고정된 물건을 덮을 때는 원래 형태의 돌출부를 따라 천이 늘어나거나 접힌다. 평면 도안의 코 수를 늘리는 일만으로 해결되지 않는 입체 재단 문제다. 사진 4는 다른 장소에서 찍힌 올레크의 설치 현장이다. 작품의 정확한 명칭과 날짜는 파일 자료만으로 확정할 수 없어 사진 설명 이상의 연대를 붙이지 않았다. [8][9][10]
2016년 아베스타의 작품은 이 사진 묶음에 직접 도판으로 넣지 않았다. 주최 기관이 공개한 분홍 집 사진에는 별도의 저작권 표기가 있고, 이 저널에 재사용할 허가가 확인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신 기관의 원본 전시 기록과 도록을 연결했다. 독자는 도판의 빈자리를 과장된 이미지로 채우지 않고 주최 기관 페이지에서 그 집의 사진과 제작 설명을 함께 볼 수 있다. 사진이 작품의 ‘증거’가 되는 방법은 많이 싣는 것만이 아니라, 무엇을 보여 주며 무엇을 보여 주지 못하는지 정확히 적는 것이다. [3][4][5]
코바늘 독자가 이 작업을 자기 도안으로 옮긴다면 한 장의 완성 사진보다 먼저 대상을 재어 보자. 대상의 높이와 둘레가 바뀌는 구간, 늘어나야 하는 방향, 연결부를 나중에 풀 수 있는지, 실과 구조물의 마찰은 어떤지를 적는다. 실내 장식·옷·공공 설치는 같은 코바늘로 만들 수 있어도 허용되는 무게와 안전 조건은 다르다. 올레크의 작업은 ‘코를 많이 뜨면 큰 작품이 된다’는 단순한 계산보다, 코를 이어 사람과 장소의 관계를 다시 보게 한다. [1][3]

시간으로 다시 읽기

다시 읽으며
올레크의 작품을 다시 볼 때는 밝은 색만 따라가지 말자. 누군가의 몸 위에 있는지, 잠시 머무는 거리 위에 있는지, 집의 기억을 품은 방 안에 있는지부터 확인하자. 그다음 사진을 찍은 사람과 실제로 코를 이은 사람의 이름을 따로 읽으면 된다. 한 코씩 연결되는 천은 작가의 서명인 동시에, 보이지 않던 협업과 장소의 역사를 드러내는 표면이 된다.
사진을 읽을 때 사진 1: Kroszonka / Wikimedia Commons, CC BY-SA 3.0. 사진 2·3: See-ming Lee / Wikimedia Commons, CC BY 2.0. 사진 4: Jeangagnon / Wikimedia Commons, CC BY-SA 3.0. 사진 5: See-ming Lee / Wikimedia Commons, CC BY-SA 2.0. 각 사진 밑에 원본 파일 페이지와 촬영자·라이선스를 표시한다. 사진 라이선스가 사진 안의 모든 작품 권리를 일괄 판정하지 않는다. 2016년 분홍 집 사진은 기관 페이지에서만 연결하고 복제하지 않았다.
자료와 사진 출처
본문의 번호는 다음 원문 자료를 가리킵니다. 사진의 저작권·이용 조건은 각 사진 아래 원본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