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냥 재킷이라는 이름보다 먼저 보이는 것: 17세기 실크 편물 한 벌의 앞·뒤·옆

녹색 옷의 앞면을 보면 먼저 금빛 꽃이 눈에 들어온다. 하지만 옷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알고 싶다면 꽃의 이름보다 앞섶의 가장자리, 소매가 몸판과 만나는 자리, 뒤집었을 때 실이 지나가는 길을 먼저 보아야 한다. 미국 클리블랜드 미술관이 소장한 17세기 재킷 한 벌은 바로 그런 관찰을 허락한다. 미술관의 명칭은 Knitted Hunting Jacket이고 소장품 번호는 1931.62이다. 다만 이름에 들어 있는 ‘사냥’만으로 실제 착용자나 사용 장소를 확정할 수는 없다. 이 글은 이 재킷의 사진 다섯 장과 보존 기록을 읽되, 기록이 말하지 않는 부분에는 선을 긋는다. [1]

정면에서 보는 것은 무늬만이 아니다

미술관은 이 유물을 1600년대 이탈리아의 ‘금실을 넣은 실크 편물’로 기록한다. 전체 치수는 67.5 × 121.5cm이다. 정면 사진에서는 중앙이 열리고 소매가 양옆으로 뻗는다. 초록 바탕 위 금색 식물 무늬가 옷의 넓은 면을 차지하지만, 단과 소매 끝의 작은 네모들도 구조를 읽는 단서다. 보존 설명에 따르면 몸판의 중심은 주로 메리야스뜨기이고, 단과 소맷부리의 체크 또는 바구니 무늬는 겉뜨기와 안뜨기의 구획을 번갈아 배치해 만들었다. 한 구획은 10코 × 10단이다. 이 숫자는 이 유물을 관찰한 기관의 기술이지, 사진만으로 임의로 계산한 도안이 아니다. [1]

클리블랜드 미술관 17세기 실크 편물 재킷 1번 시점
사진 1 — 정면: 앞섶과 단의 체크 조직을 함께 본다. 클리블랜드 미술관, Dudley P. Allen Fund, 1931.62. 공개 도메인/CC0. 소장품 원본 · 사진 원본 보기 · 이미지 파일.

한 벌처럼 보이지만 다섯 조각

이 옷은 통으로 뜬 형태가 아니다. 미술관 보존팀은 등판 하나, 왼쪽·오른쪽 앞판, 양쪽 소매라는 평평하게 뜬 다섯 조각을 확인했고, 같은 초록 실로 휘갑치듯 꿰매 연결했다고 적는다. 여기서 ‘다섯’은 사진 수가 아니라 의복의 구성 조각 수다. 정면의 중앙 개구부와 옆선, 목 뒤 가장자리를 따라 폭 네 코가 번갈아 겉뜨기·안뜨기로 처리되었다는 설명도 있다. 가장자리 처리와 이음은 장식보다 착용 형태에 더 직접적으로 관계한다. 사진을 볼 때는 무늬가 이음선에서 어떻게 이어지는지, 앞섶이 몸에서 어떻게 열리는지를 살펴볼 만하다. 다만 지금 보이는 펼친 모양을 착용 당시의 정확한 실루엣으로 돌려놓을 수는 없다. [1]

클리블랜드 미술관 17세기 실크 편물 재킷 2번 시점
사진 2 — 뒷면: 등판과 소매가 만나는 자리를 앞면과 비교한다. 클리블랜드 미술관, Dudley P. Allen Fund, 1931.62. 공개 도메인/CC0. 소장품 원본 · 사진 원본 보기 · 이미지 파일.

금색 선의 재료와 안쪽의 긴 실

미술관 기록에서 녹색 실은 꼬지 않은 약 1mm 실크사이고, 금속사는 노란 실크 심을 금속 띠가 간격을 두고 감은 약 0.5mm 굵기의 실이다. 그래서 금빛 문양을 ‘금색 염색 실’ 하나로 설명하면 재료의 층을 놓친다. 보존팀은 게이지를 1인치당 대략 15코·15단으로 기재했다. 이는 현물에 대한 측정치이지, 같은 실과 바늘을 고르면 현대 독자가 똑같이 재현할 수 있다는 보증이 아니다. 꽃무늬를 형성하지 않는 실은 안쪽에서 길게 가로질러 떠 있다. 보존 기록은 그 실들이 중간중간 잡혀 있지 않다고 분명히 말한다. 긴 실은 옷을 입고 벗을 때 걸릴 수 있지만, 그 사실만으로 실제 착용 빈도나 원래 안감의 존재를 단정할 수 없다. [1]

클리블랜드 미술관 17세기 실크 편물 재킷 3번 시점
사진 3 — 왼쪽 비스듬한 방향: 앞섶의 열림과 소매의 부피를 본다. 클리블랜드 미술관, Dudley P. Allen Fund, 1931.62. 공개 도메인/CC0. 소장품 원본 · 사진 원본 보기 · 이미지 파일.

손인가 틀인가: 기록이 멈추는 자리

이 재킷에는 현재 안감이 없다. 앞섶에 달렸던 단추나 끈도 남아 있지 않으며, 미술관은 과거에 그런 여밈이 있었음을 보여 주는 증거도 확인하지 못했다고 쓴다. 그렇다고 처음부터 여밈이 필요 없었다거나, 안감을 계획하지 않았다고 결론 낼 수는 없다. 보존팀 역시 안감이 없었던 것인지, 만들려다 실현하지 못한 것인지 불분명하다고 한다. 오래 남은 유물의 공백은 제작자의 의도를 알려 주는 증거가 아니라 때로는 질문 그 자체다. [1]

더 큰 논점은 손뜨기와 편직틀이다. 길게 떠 있는 안쪽 실을 근거로 틀 제작을 주장한 연구가 있었고, 그 시대의 틀이 이런 안뜨기나 금속사를 처리할 수 있었는지 의심한 연구도 있다. 미술관 보존 기록은 상반된 해석과 시기상의 논거를 함께 소개한다. 우리가 이 유물 한 점의 사진만으로 기계를 특정하거나 제작자를 지목하면 기록보다 한 발 더 나간다. 확실한 것은 보존팀이 확인한 조각, 이음, 바탕 조직, 실의 흐름이다. 제작 도구에 관한 판단은 그보다 약하다. [1]

클리블랜드 미술관 17세기 실크 편물 재킷 4번 시점
사진 4 — 오른쪽 비스듬한 방향: 사진만으로 제작 도구를 단정하지 않는다. 클리블랜드 미술관, Dudley P. Allen Fund, 1931.62. 공개 도메인/CC0. 소장품 원본 · 사진 원본 보기 · 이미지 파일.

다른 소장품은 답안이 아니라 비교선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17세기 후반 유럽 실크 ‘스웨터’ 14.134.18은 비슷한 시대의 귀한 편물 의복이지만, 미술관도 정확한 용도를 완전히 설명할 수 없다고 밝힌다. [2] 영국 내셔널 트러스트의 934938.1은 조지 부스의 옷장과 이어지는 실크·금속사 조끼이며 안감과 단추가 남아 있다. 그 기관은 이탈리아 제작을 가능성으로 적었지 확정 사실로 단정하지 않는다. [3] 한 유물에 남은 여밈이 다른 유물의 잃어버린 여밈을 증명하지는 않는다.

글래스고 박물관의 29.126은 1630~1650년경의 여성 몸판 또는 조끼로, 기관은 영국과 이탈리아를 모두 제작지 가능성으로 남긴다. 메리야스 바탕과 다른 조직의 가장자리, 몸에 맞춘 재단 설명은 클리블랜드 유물과 비교할 만하지만, 두 옷이 같은 작업장에서 나왔다는 근거는 없다. [4] 런던 박물관 A27050에는 찰스 1세가 처형 때 입었다는 전승이 따른다. 박물관은 얼룩 검사 결과가 결론에 이르지 못했다고 명시한다. [5] 역사적인 이름이 붙은 물건일수록 전승과 검증 결과를 따로 읽어야 한다. 이 네 기록은 서로 다른 소장품이므로, 사진을 섞어 클리블랜드 재킷의 다른 부분처럼 보여 주지 않는다.

클리블랜드 미술관 17세기 실크 편물 재킷 5번 시점
사진 5 — 측면: 소매 접합과 옷의 두께감을 살핀다. 클리블랜드 미술관, Dudley P. Allen Fund, 1931.62. 공개 도메인/CC0. 소장품 원본 · 사진 원본 보기 · 이미지 파일.

다음 편물을 볼 때

어떤 역사 편물 사진을 보더라도 ‘예쁘다’ 다음에 세 가지를 물어보자. 몸판과 소매는 몇 조각이고 어디에서 이어지는가? 색실이 무늬를 만들지 않을 때 안쪽에서 어떻게 지나가는가? 지금 남지 않은 안감이나 여밈에 대해 소장기관은 무엇을 확인했고 무엇을 모른다고 하는가? 클리블랜드의 재킷은 그 질문에 모두 답하지 않는다. 오히려 다섯 방향의 사진과 촘촘한 보존 설명을 대조하는 과정에서, 관찰 가능한 구조와 상상으로 메운 이야기를 구분하는 연습을 시킨다.

자료와 이미지 권리

  1. 클리블랜드 미술관, Knitted Hunting Jacket, 1931.62 — 전체 보존 설명; 소장품 페이지; CMA Open Access/CC0 정책. 사진 다섯 장은 모두 같은 현물의 다른 시점이고 각 다운로드 창에서 공개 도메인 문구를 확인했다. AI 이미지는 없다.
  2.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Sweater, 14.134.18.
  3. 내셔널 트러스트, Jacket, 934938.1. © National Trust / Robert Thrift 사진은 복제하지 않았다.
  4. 글래스고 박물관, bodice; jacket; waistcoat, 29.126. 기관 사진은 복제하지 않았다.
  5. 런던 박물관, Undershirt, waistcoat, A27050. © London Museum 디지털 사진은 복제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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